동아예대 졸업 후 대학원 준비 한창
인디밴드 애쉬락 등 음악 활동 활발
“꿈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경험 중”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한동안 유튜브를 들썩였던 질문이다. 웹툰작가 주호민이 절친인 침착맨에게 묻고 스캣으로 자답한 움짤이 시작이다. 더 예전으로 거슬러보면 1976년 그래미어워드에서 멜 토메의 질문에 엘라 피츠제럴드가 즉흥 스캣으로 대답한 게 원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주호민의 움짤은 여러 채널을 거쳐 다양한 밈으로 변했다. 수많은 유튜버가 저마다의 능력을 뽐내며 스캣에 악기나 소리를 얹어 더 풍부하게 표현하거나 애니메이션으로 패러디를 반복했다. 

지난 6월 동아방송예술대학을 졸업한 황상진 씨는 그 덕분에 사람들이 조금 더 재즈를 편하게 생각하고 접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재즈는 ‘자유, 그 자체’라고 표현했다. 

올해 28살인 상진 씨는 원하고자 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외골수인 타입이다. 예를 들어 보자면 자신이 꼭 가고 싶은 대학이 정해져 있어서 4수도 마다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작곡가를 꿈꿔왔던 상진 씨는 작곡 전공으로 입시를 계속 도전해 왔다. 번번이 대학 문턱에서 좌절했던 그에게 지인들은 “네가 작곡한 노래도 좋지만 그것보다 직접 연주하는 게 더 나은 것 같아”라고 많이들 말해왔다. 그래서 “피아노를 해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입시에 도전했을 때는 한 방에 합격할 수 있었다. 

상진 씨는 “9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학했을 당시에는 기뻤다”며 “입시를 준비하는 게 늘 힘들었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사실 마지막 수시는 다른 대학을 다니면서 준비했던 거라 시간이 부족했는데도 결과가 좋았다”고 소회했다.

상진 씨는 재즈를 접할수록 자유로움과 즉흥에 빠져들었다. 조금 더 어릴 때 나름의 음악을 듣고 평가하던 때보다 훨씬 듣는 음악의 폭도 넓어졌다.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모든 것이 하나로 특정되는 것을 싫어했다.

그는 “우리가 듣는 모든 음악이 재즈에서 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좋아하는 장르가 재즈라고 묻는다면 그것도 불명확하다. 항상 바뀌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애쉬락이라는 밴드 활동을 할 때도 재즈에 기반한 밴드, 네오소울 등으로 표현돼왔지만 특정할 수는 없다”며 “메이저가 아니면 인디, 마이너 취급을 받는 현실에서 우리나라는 장르가 명확하고 체계화돼있지는 않은 것 같다. 어떤 장르의 음악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 애매할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언가 틀에 박힌 반응이나 활동을 싫어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준비는 플랜A·B를 넘어 C까지 고민하는 성격이다. 졸업하자마자 재즈아카데미 전문 학사 과정을 준비 중이고 대학원 석사 과정까지 생각하고 있다. ‘음악으로 성공하지 못했을 때’를 가정해서 대비한 선택들이다. 작곡 활동, 음악 활동, 레슨, 학사·석사 준비까지 할 일이 산더미다. 게다가 올해는 자신의 ‘솔로 앨범’도 계획하고 있다.

상진 씨는 “내가 원래 좋아했던 것, 중학교 때 꿈을 가졌던 것을 이제 막 해나가는 기분”이라며 “장르를 가리지 않고 듣고 세계관을 넓히려 노력하고 이제 막 음악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것들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의 음악활동은 사실 ‘내 것’이 없었다. 늘 남의 음악을 프로듀싱하고, 편곡하고, 세션 참여해 왔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내 음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끝으로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경험해보지 않으면 항상 생각 속에서 이뤄지는 판단일 뿐”이라며 “걱정을 하기에 앞서 직접 겪어보면 또 무언가 바뀌는 걸 느낄 수 있다.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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