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호야체리 농장 ‘광양 체리’ 수확 시작
친환경 재배로 신선하고 당도도 높아 ‘화제’
“내년은 농협서도 맛볼 수 있게 노력하겠다”

6월 제철 과일인 체리는 과일 중에 다이아몬드로 불린다. 과실이 크고 단단해 식감이 좋으면서 과즙도 풍부하다.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며,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이 조금은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과일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체리 중 국산 체리는 약 5%에 불과할 만큼 귀하다. 후숙 과정 없이 소비자에게 전달돼 신선도와 맛에서 큰 장점을 보인다. 나머지 95% 정도가 수입 체리인데, 수입산은 덜 익은 과실을 보존·살균 처리하고 후숙하면서 들여오기 때문에 꼼꼼한 세척이 필수다. 

그 귀한 국산 체리가 광양에도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태인동에 있는 섬진강 호야체리 농장을 방문했을 때, 농장은 본격적인 수확을 앞두고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체리는 4월에 꽃이 피고 6월이면 수확해 결실을 맺는 기간이 상당히 짧은 편이다. 과실 성장이 빠르기에 수정 후에는 농약을 살포하지 않는다. 묘목 자체도 해충 염려가 적은 편에 속해 친환경 과일로 유명하다.

자랄 때는 속 썩이지 않는 체리지만, 수확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상품으로 취급되는 체리는 꽤 한정적이다. 풍작이어도 수확량이 많지는 않다. 꼭지가 단단하게 붙고, 과실에 흠집이 없고, 한 꼭지에 하나의 과실만 달려야 하고, 과실에 돌출된 형태가 없어야 상품이다. 

과실 2개가 붙어 있거나 과실에 조그맣게 돌출된 부분이 있는 체리도 맛에는 아무 차이가 없지만 상품으로 취급되진 않는다. 수확량이 적은 것은 국산 체리가 수입 체리보다 다소 가격대가 높은 이유 중 하나다.

“노력한 만큼 전해졌으면”
아쉬움이 큰 올해 체리농사

섬진강 호야체리 농장의 체리는 진한 붉은색을 빛내며 수확이 머지않았음을 알렸다. 가지마다 주렁주렁 튼실한 과실로 휘청거릴 정도지만 최상의 형태를 갖춘 체리만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지난해 처음 수확했던 체리는 맛과 품질을 인정받으며 빠르게 완판됐다. 올해는 과실수의 성장이 최적의 상태를 보임에 따라 최소 1톤 가까운 수확량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올해 수확량도 지난해 수준이 될 전망이다. 최근 강풍과 함께 내렸던 비가 가장 큰 원인이다. 한창 당도를 높이던 시기에 떨어진 비는 체리를 안에서부터 터트려 버렸다. 다시 보니 주렁주렁 열린 과실 중 터진 체리가 여럿이다. 

송재운 대표는 올해 농사에 아쉬움이 많다. 과실수는 묘목이 성장하고 결실을 맺기까지 수년의 투자비용이 발생된다. 지난 몇 년간은 수익이 전무했다. 가족들과 벌써 4년째 광양에서 선도적으로 체리를 키우고 있지만, 올해만큼 광양시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했던 때는 없었다. 

송 대표는 “몇 차례 비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컸다”면서 “비를 막기 위해 비닐로 덮는 등 준비를 했었지만, 강풍에 찢어지는 등 제 역할을 못하면서 상당수가 터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매실산업이 전반적인 하향세로 접어들면서 광양을 대표할 수 있는 대체 작물이 여럿 거론되는데 체리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여러 방면으로 체리를 대체 작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많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광양 체리’의 맛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전달하지 못하게 됐다는 점이다. 

송 대표는 “올해 1톤 가까운 수확량이 예상돼 지역 농협에 납품하도록 긍정적인 협의가 진행된 상태였고, 지난해 맛본 사람들도 올해 언제 수확하느냐면서 기대감도 컸었다”며 “결과적으로 납품도 어렵게 돼서 현장 판매만 진행하는데 노력한 만큼 소비자에게 전달하지 못하는 게 제일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더 열심히 준비하고, 광양시의 관심과 지원도 늘어서 보다 많은 사람에게 ‘광양 체리’를 알리고, 관심 있는 지역 농가가 있다면 노하우도 아낌없이 전하고 싶다”며 “당도가 높고, 신선한 ‘광양 체리’를 판매 중이니 많은 관심 가져달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