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광양학 포럼 ‘광양의 정자와 우산각 이야기’
‘우산각’ 마을공동체가 현안을 풀어가는 공간으로

제4차 광양학 포럼이 ‘광양의 정자와 우산각 이야기’라는 주제로 지난달 30일 광양문화예술회관 소강당에서 열렸다. 광양문화원이 주최하고 광양학연구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문화원과 광양학연구소 회원 등 100여 명의 참석했다. 
 

 

이날 포럼은 개회식에 이어 홍봉기 광양학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아 △김용찬 순천대 국어교육과 교수의 ‘정자 문화의 가치와 효용’ △임준성 광주여대 한국어교육학과 교수 ‘전남 누정문화의 현황 및 활성화 방안’ △이욱 순천대 사학과 교수의 ‘광양의 누정·우산각 현황과 활용 방안’ △백숙아 남도인문학연구소장의 ‘문학성과 역사성을 가진 광양의 정자’에 대한 주제발표와 종합토론 및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김용찬 순천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정자 문화의 가치와 효용’이란 주제발표에서 “누정(樓亭)은 일상적인 생활 공간에서 벗어난 곳에 지어진 건축물로서, 대체로 사람들에게 휴식과 교류의 장소로 활용되었던 곳으로 주변의 자연환경과의 조화를 아주 중시해 자연스러움을 드러내고 있다”며 “특히 건물의 위치와 형식이 자연과 잘 어우러지면서, 누정을 지을 때 주변의 풍광을 바라볼 수 있도록 ‘차경(借景)’이라는 개념을 활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누각과 정자들은 대부분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 세워져 있는 경우가 많아 수재나 화재 등 자연재해로부터 매우 취약한 실정”이라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는 누정의 존재는 물론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준성 광주여대 한국어교육학과 교수는 ‘전남 누정문화의 현황 및 활성화 방안’의 주제발표에서 “누각과 정자들은 생활공간이 아닌 유희의 공간으로 쓰이는 곳이다. 생활공간이 아니라는 것은 공간 배치에서 부엌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아 잠깐 머물다 가는 공간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 전통건축에서 ‘樓’, ‘閣’, ‘軒’ 등은 보통 눈높이보다 위쪽에 자리한 건물을 뜻하는 단위명사처럼 쓰이는 것으로 보아 주거를 목적으로 하는 생활 공간이 아니라는 뜻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담양 면앙정과 소쇄원, 광주 회경루 등 전남 누정문화의 현황을 소개했다. 

이욱 순천대 사학과 교수는 ‘광양의 누정·우산각 현황과 활용 방안’에 대해 “현재 우리 곁에 있는 우산각은 과거의 기능을 거의 상실했으며, 여름에만 이용하는 노인정에 다름 아니다. 그러한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과거의 모습이나 활용방안을 고집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우산각을 만남의 장소로 기획하되, 대다수 마을 주민들의 일상을 포섭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산각한담’ 과 같은 생활공동체들의 모임 장소, 동네 혹은 마을 공통의 관심사를 함께 해결하고 새로운 마을 만들기 등을 시도할 수 있는 일종의 ‘마당’으로 활용함으로써 공동체의 긍정적 기능을 수행할 수도 있게 될 것”이라며 “누정은 인간이 자연과 만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면, 우산각은 마을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그들의 현안을 풀어가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숙아 남도인문학연구소장의 ‘문학성과 역사성을 가진 광양의 정자’ 주제발표에서 “문학성과 역사성이 있는 광양의 현존하는 정자로는 학사대(學士臺), 수월정(水月亭), 감호정(鑑湖亭), 거연정(居然亭), 송간정(松澗亭), 해운정(海雲亭), 창의정(彰義亭) 등이 있다”며 “광양 지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명소로서 스토리텔링을 통해 관광코스를 개발하면 지역의 지적자산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백 소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문학성과 역사성을 지닌 현존한 정자들을 광양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며 “오늘 열린 제4차 광양학포럼 행사가 탁상공론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지역민의 끊임없는 관심과 응원, 그리고 연구자들의 진심어린 논의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종호 광양문화원장은 “오늘 주제인 ‘광양의 정자와 우산각 이야기’는 지난해 연구위원들이 광양학연구소에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광양의 정자와 역사 유래 현황 등을 마을마다 다니면서 직접 사진을 찍고 마을의 어르신들을 만나서 정자에 얽힌 이야기를 조사에서 책자로 발간을 했다. 그래서 정자 문화에 담긴 메시지를 공유하고 전문가들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모색하고자 오늘 포럼을 개최하게 된 것”이라며 “지역의 다양한 자산을 모으고 이야기 되는 광양과 현대와 미래의 중요한 사업이라고 생각을 한다. 광양학연구소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후원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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