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수 광양시의원 인터뷰

구봉산 체험형조형물은 포스코와 광양시, 광양시의회가 202210월 구봉산 전망대 조형물 건립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부터 지역사회에 알려졌다. 하지만 초기부터 현재까지 부지에 대한 의견차는 광양시와 시의회, 시의회 내부, 시민들 사이에서도 뚜렷하게 갈리는 편이다.

이런 가운데 박철수 광양시의원이 구봉산 체험형조형물, 일명 스페이스워크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주장하며 광양시민신문과 인터뷰를 자청했다. 다만, 박 의원은 본인 의견이 체험형조형물 반대가 아닌 구봉산 예정 부지 반대인 점을 사전에 분명히 했다. <편집자주>

박철수 광양시의원
박철수 광양시의원

먼저 인터뷰를 제안했는데 체험형조형물이 구봉산 정상에 세워지는 것에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앞서 다시 밝히지만 체험형조형물 설치는 찬성이고, 부지에 대해서만 반대다. 이유는 크게 지역 상권 연결성 부족 광양시 차후 관리예산 부담 급증 진입로 부족 안전성 담보 부족 등을 꼽고 있다.

먼저 지역 상권 연결성 부족과 관련해서 우리는 무언가를 할 때 가성비를 따져보곤 한다. 구봉산에서 체험형조형물을 즐기면 광양에서 숙박이나 식사가 연계돼야 지역경제 활성화 의미가 있다. 하지만 현재 구봉산은 주변 상권과 떨어져 있고 고속도로 톨게이트와 가깝기 때문에 잠깐 거쳤다가 순천이나 여수시로 관광객이 빠져나가 버리는 현상만 두드러질 수 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문제는 연결된다. 현재 구봉산 진입 도로는 성황에서 올라가는 길이 대표적인데 가파르고 좁다. 체험형조형물이 설치돼서 관광객이 늘면 도로 선형 문제에 예산이 추가 투입될 우려가 있다.

반대쪽 점동마을에서 구봉산 정상으로 가는 도로 확장을 위해 내년까지 91억 규모 예산 투입이 이어지고 있다. LF측의 투자를 기대하는 구봉산 케이블카나 알파인 슬라이드는 아직 확실하게 합의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세계 최장 출렁다리, 모노레일 등도 마찬가지다.

구봉산관광단지, 어린이테마파크, 약속의공간 등 민간투자, 광양시 직접투자 가릴 것 없이 모든 사업이 현재 행정절차 중이거나 용역 중인 단계여서 시기적으로 맞물리지 않으면서 연계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송신탑 이설, 메탈봉수대 이설, 철쭉군락지 제거 등도 선정된 작가의 디자인이 확정되지 않아 예산 추정을 해두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 광양시의 추가 예산 투입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사실 작가가 선정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적정 부지로 구봉산이 먼저 정해진 채로 사업이 추진된 것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LF 등과의 협약에는 담보 조항도 없어 결국 보장된 것은 하나도 없는데 시민들에게 청사진만 내놓은 꼴이다. 광양시가 말한 모든 투자가 다 이뤄지지 않으면 점동마을과 성황에서 진입하는 도로 2곳뿐이어서 접근성이 떨어진다. 특히나 성황 쪽은 평소에도 차가 자주 막히는 구간이다.

반대로 모든 투자가 다 이뤄져도 추후 LF나 포스코가 관리예산을 부담하는 등 방안이 확보되지 않으면 순천 모노레일, 사천 케이블카처럼 적자 운영에 허덕이면서 광양시 관리예산 부담만 가중되는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

끝으로 안전 문제도 있다. 포항 스페이스워크는 고작 몇 십미터 높이인데도 바람에 흔들거린다. 구봉산 해발 473m에 체험형조형물이 들어서면 관광객들은 몇 배나 더 높은 곳에 오르게 되는데 안전한 체험이 가능할지 알 수 없다.

박 의원의 의견을 소속 상임위(총무위원회)나 의회 다른 의원들과 논의해 본 적이 있나?

아직 없었다. 찬성하는 의원들도 있지만 상당수 의원의 반대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울러 광양시의회는 그동안 포스코와 광양시와 같은 안건으로 몇 차례 의원간담회를 열었고 공식적으로 2차례 의견을 회신했다.

각각 지난해 1월과 6월인데 1월 때는 사업위치 재검토메탈봉수대 존치를 요구했고, 6월 때도 조형물 위치는 접근성, 활용성, 향후 확장 가능성, 지역경제 활성화 파급효과 등 종합적 재검토 필요조형물 형태 구체적인 내용 의회 보고를 요구했다. 이후 8월에 포스코가 대상지 9곳을 비교 분석하긴 했지만 구봉산으로 확정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가까웠다.

일련의 과정에서 제대로 된 협의나 논의가 부족했기 때문에 최근 있었던 의회간담회에서는 광양시의회와 합의해 부지 선정을 했다는 식의 문구를 빼라는 요구마저 나왔다. 앞으로 광양시가 부지를 제공하거나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올 텐데 그 전에는 분명 의회 차원에서 논의가 다시 있을 것이고 공식적인 입장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구봉산이 아니라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위치가 따로 있나?

개인적으로는 지금 야구장으로 쓰고 있는 마동체육공원 쪽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구봉산보다 접근성도 좋고, 주변 상권과 연결할 수도 있고, 이미 광양시가 추진 중인 관광자원과도 연계가 가능하다. 이순신대교 해변관광 테마거리, 해오름육교, 삼화섬 미디어파사드, 무지개다리, 멀리 와우생태공원까지도 관광자원 연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현재 와우지구 쪽이 택지 개발은 돼 있지만 많이 비어있다. 야구장 이전 계획도 이미 있었고, 체험형조형물이 삼화섬 인근에 들어오게 되면 상권 등 민간 투자가 보다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지구 개발 속도도 빠르게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인근 여수나 순천에 비해 광양은 관광자원이라고 내세울 만한 게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장기적으로 집중된 관광계획이 필요하다. 이미 해당 일대는 야간경관까지 포함된 관광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낮, 밤 가릴 것 없이 좋은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특히 야간경관이 함께하는 관광이 되면 결국 관광객이 머무르는 체류형 관광 유치가 가능해진다. 개인적으로 광양의 관광은 야간경관이 가장 좋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동안 여러 제안과 조례 수정 등을 해왔는데 여수나 순천보다 광양은 관광진흥계획도 더딘 편이라 하루빨리 꼼꼼한 계획이 동반돼 관광산업이 발전해 나갈 수 있길 바래본다.

아울러 구봉산전망대는 굳이 체험형조형물 없이도 이미 광양을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하나로 포항 스페이스워크와 같이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에 선정되기도 했다. 전망대 기능으로도 관광효과가 충분한 곳은 그대로 두고 조금 더 시민들과 가까운 곳에 체험형조형물이 들어서면 갈 곳이 또 하나 늘어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시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모든 의견은 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존중한다. 누군가는 이 인터뷰를 보고 욕을 할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반대 의견에 공감할 수도 있다.

어찌 됐든 앞으로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고회 등도 있을 텐데 시민들께서 판단하기 전에 이런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사전에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시민들의 합리적인 판단을 존중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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