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500명 대상 쿠폰…목욕탕 8곳 선별 지급
수혜자 실제 사용 확인 어렵고 사용처 제한 불편
일부 목욕탕 “우린 왜 빼”…시 “선호 추천 받아”

광양시가 어르신 건강쿠폰 지원 사업 일환으로 지급한 목욕 쿠폰이 일부 목욕탕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명시돼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목욕탕 선정 과정에서 선정 이유나 제외 이유가 업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뒷말도 무성하다. 

목욕 쿠폰 지원 사업은 주거공간이 협소하고 오래돼 가정에서 목욕이 어려운 어르신을 대상으로 광양시가 지난 2019년 하반기부터 시작했다. 쿠폰 사용 대상 목욕탕은 △2019년 5곳 △2020년 6곳이며 2019년과 2020년 모두 지원 받은 곳은 이 중 2곳이다. 

2019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어르신 600명을 대상으로 발급된 쿠폰은 개당 단가 5천원으로 1800만원 전액 시비 예산이 쓰였다. 2020년 초에도 이어졌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지면서 지원 사업은 추진 한 달 만에 멈췄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지원 받는 목욕탕은 총 8곳으로 광양읍 5곳, 중동 2곳, 광영동 1곳이다. 이전부터 지원 받은 곳은 4곳, 나머지 4곳은 새로 선정됐다. 70세 이상 어르신 500명을 대상으로 쿠폰이 발급됐으며 지난해 예산은 2100만원, 올해는 4300만원의 예산이 각각 책정됐다. 이전에는 대상 목욕탕의 쿠폰을 광양시가 사서 배부 후 재회수하는 방식이었지만, 올해부터는 광양시장 직인이 찍힌 쿠폰을 광양시가 직접 제작해 나눠준다. 

이 가운데 실제 수혜자가 쿠폰을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읍·동사무소 또는 생활지원사가 해당되는 어르신들에게 쿠폰을 배부하면 어르신들이 대상 목욕탕을 이용하면서 제출하고, 목욕탕이 받은 쿠폰을 모아 담당부서로 청구하는 과정을 거친다. 사실상 배부한 쿠폰을 실제 수혜자가 사용했는지는 판가름이 어렵다. 중간에서 쿠폰이 양도되는 악용 사례도 있을 수 있다. 더불어 명시된 목욕탕이 아닌 곳에 쿠폰을 들고 찾아오는 어르신들도 있어 사용처 제한이 오히려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일부 목욕탕 업주들은 “광양시가 선정 과정에서 어떠한 사전 논의도 없었는데 특정 목욕탕만 주기 위한 사업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며 “지원 할 때마다 선정된 목욕탕이 비슷한데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다.

이어 “처음에는 쿠폰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일부 고객들이 다른 목욕탕은 쿠폰을 받고 있다고 해서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쿠폰을 받는 목욕탕에서도 “예전에도 이런 사업을 했던 것은 알고 있었는데 그땐 대상이 아니었다”며 “어느 날부터 고객들이 쿠폰을 가지고 와서 올해 대상 사업장으로 선정됐다는 것을 알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광양시는 “선정된 목욕탕은 각 읍·동사무소와 복지시설로 공문을 보내 사전에 수혜 대상 어르신들을 추천받을 때 평소 다니는 선호 목욕탕 목록도 함께 받아 업장별로 확인 과정을 거쳐 선정했다”며 “일부 선정 목욕탕에서 어떻게 선정 받았는지 모르겠다는 발언을 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좋은 취지로 시작한 사업인데 일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지원 예정인데 이런 부분까지 종합해 논란이 된 부분은 좀 더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찾겠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복지 정책을 발굴해 어르신들이 실효성 있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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