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는 그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수십 년간 해상교통에만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제 공항 건설이 가시화되면서, 울릉도민과 관광객 모두가 더 빠르고 편리한 하늘길을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하루 1시간 남짓이면 서울과 울릉도가 연결되는 시대, 이는 울릉도의 관광산업과 생활 여건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간과할 수 없는 한 가지 현실이 있다. 울릉도는 동해 한가운데 위치한 외딴섬이라는 점, 그리고 기상 여건이 항공 운항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울릉도는 연간 100일 이상이 강풍(돌풍)·짙은 안개·눈보라로 항공 운항에 지장을 받는다. 특히 울릉도는 돌풍이 전국에서 가장 빈발, 짧은 활주로 길이와 한정된 항공기 기종의 특성을 감안하면, 항공편 결항률은 내륙 공항보다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항공기가 결항했을 때, 울릉도를 찾는 수천 명의 승객과 섬 주민들의 이동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바로 이 지점에서 대형 여객카페리의 백업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첫째, 안전한 대체 수송 수단 확보가 필요하다. 항공기가 결항되는 날, 울릉도를 찾는 수백·수천 명의 관광객과 긴급한 일정으로 육지를 오가야 하는 도민들은 발이 묶일 수밖에 없다. 이때 안정적으로 1,000명 이상을 수송할 수 있는 대형 카페리가 없다면, 울릉도는 ‘고립된 섬’이 될 위험이 크다.
둘째, 생활 물류와 응급 환자 이송 문제다. 울릉도의 생필품, 의약품, 긴급 수송품은 현재도 해상 운송에 상당 부분 의존한다. 항공기가 운항하더라도 화물 탑재량은 제한적이기에, 대형 카페리는 여전히 생활 물류의 핵심 축이다. 또한 응급환자의 이송 역시 헬기와 항공편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악천후 시 카페리가 사실상 유일한 구원선이 될 수 있다.
셋째, 관광산업의 안정성이다.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은 연간 수십만 명에 이르는데, 항공편만 믿고 방문했다가 잦은 결항으로 체류가 길어지면 관광 불만이 폭증할 수 있다. ‘언제든 대형 카페리를 통해 육지로 돌아갈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전망은, 울릉도의 관광 신뢰도를 지키는 중요한 장치가 된다.
결국 울릉도 공항 개항은 분명히 새로운 기회이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교통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늘길은 빠르지만 불안정하고, 바닷길은 다소 느리지만 안정적이다. 이 두 가지 수송망이 균형을 이뤄야만 울릉도의 진정한 교통 자립이 가능하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울릉도 공항 건설과 병행해, 대형 여객카페리의 운영 지원과 항만 인프라 확충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교통 수단 확보가 아니라, 도민의 생존권과 울릉도의 관광 미래를 지키는 ‘백업 안전망’ 투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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