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경비로 마을잔치 열어

옥곡 의암마을 출신 1966생 말띠 ‘죽마고우 4총사’가 자신들이 해외여행을 가기위해 모아둔 경비로 마을잔치를 열어 신년벽두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했다.

지난 10일 의암 마을회관에선 이권기 씨 등 4명의 친구들과 그 배우자들이 마련한 마을잔치가 100여명의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성대하게 개최됐다.

현재 의암마을은 광영·의암지구 개발로 주민들이 이주해 지금은 몇몇 주민만 거주하고 거의 주민들이 생활하지 않고 있다.

이권기 씨는 마을잔치가 열린 사연을 “원래는 가까이 있어도 각자의 삶에 바쁜 친구들이 얼굴 한번 제대로 못 봐서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가려고 몇 년간 모은 돈이었다”며 “죽마고우 친구들이 마을 잔치를 열어 사라지는 고향의 터전에서 마을잔치를 열자고 의기투합해서 오늘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현선 씨는 “살다보니 남의 동네에 봉사도 많이 하고 각종 행사에 찬조도 하면서 정작 내가 태어났고 내 부모님이 살았던 곳에는...”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해외여행에 기대가 컸을 것이나 이 취지에 흔쾌히 동의해서 발 벗고 나선 준 친구들의 배우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형구 씨는 “다른 친구들도 있지만 4명의 친구들만이 부모님 중 한 분 이상이 살아 계셔 우리 4명 친구들이 비용을 부담했다”며 “해외여행이야 다시 돈을 모아 다음에 가면 되지만 오늘 사라지는 고향을 눈에 담고자 하는 어르신들의 애잔한 마음들을 접하니 눈물이 난다“고 했다.

김용길 씨는 “광영·의암지구 개발로 그리운 고향이 사라지나 고향을 그리는 수구초심의 마음이야 어디 가겠는가”라며 “뿔뿔이 흩어져 살고 계신 어르신들이 못처럼 한 마을에 모여 얘기꽃을 피우는 것을 보니 기쁘다”며 행사 후의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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